일상속의 감상
후회 하겠지만 오늘은 술을 먹자
pazaza
2023. 2. 25. 12:47
풀릴듯 말듯 애매한 업무가 머릿속을 뒤집고 다니는 시간.
무심히 시계를 보다 금요일 오후임을 자각 하는 순간 내일이 휴일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비가 오락가락 하는 쌀쌀한 날씨 임에도 시원한 술 한잔이 생각난다.
하지만 많은 평범한 아저씨들이 그렇듯 치솟는 물가에 비해 늘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 급여, 점점 돈 들어갈 곳이 많아 지는 아이들, 점점 쇠약해지는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지금 나는 술 먹을 때가 아니다.
오늘 술먹는 다고 당장 굶어 죽지는 않겠지만 나도 남들 처럼 잘 살아 보겠다고 계획한 여러가지 일정이 눈 앞에 아른 거린다. 승진 가점을 얻기 위한 영어공부, 재테크 공부, 자격증 공부.
왜 어렸을 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지금 고생할까?
왜 돈 벌기 시작했을 때 부터 재테크를 시작하지 않아서 돈 때문에 고민할까?
왜 머리가 잘돌아가는 젊은 시절에 미리 자격증을 따놓지 않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후회를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어쩌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잘해야지.
그래서 술을 줄이고 더 나이들기 전에 열심히 노력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열심히 살아보기로 마음은 먹었다.
하지만 얼마전에 먹었던 마음은 이미 다 소화가 되서 내 몸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내가 먹은 마음과 내가 먹은 밥이 소화되는데 필요한 시간은 비슷한가 보다.
그래도 마음속에 변비는 없는것 같으니 다행이구나.
그래! 내일 새로운 마음을 먹고, 오늘은 술을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