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함의 힘(The Power of Flexing)
이번 책은 유명한 자기개발 유튜브 채널인 "스터디언"에서 내놓은 유연함의 힘이다. 스터디언은 거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자사의 책을 홍보해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를 한다.
책을 구매 하려 하니 흔한 유튜브 광고에 낚이는 듯 한 기분이 들어 썩 유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종종 스터디언에서 좋은 컨텐츠도 봐왔고 반복적으로 광고(?)를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주문 버튼을 눌렀다.
다만, 비슷한 사업 모델을 사용하는 다른 유튜브 채널에 비해 스터디언은 꽤나 그럴싸해 보이지만... 논란이 많은 곳이다.
아래 링크를 통해 그들의 과거를 살펴보시고 판단하시길 권해 드린다.
(인증된 데이터나 명확한 근거없이 "나만 믿으세요.", "진짜에요." 이런 이야기는 자주 하는 사람은 거짓말 하는 사람이라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그래도 달콤한 거짓말이 때로는 동기를 부여해 주기도 합니다. 너무 빠지지만 마세요.)
암튼 이 책의 1쇄는 2023년 5월 10일인데 내가 받아 본책은 2023년 6월 19일. 무려 12쇄! 1쇄당 몇 부나 찍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유튜브의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그동안 자기 개발서를 나름 많이 읽어 봤기 때문에 책에 큰 기대는 없었고(자기 개발서를 읽으면 읽을 수록 그 내용이 그 내용인 경우가 많다.) 자기 개발서 답지 않은 제목을 이용해 아내나 아이들이 한번 읽어 봤으면 하는 바램으로 구입 했다.
책의 내용은 상당히 단순하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책 제목과 내용이 직관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데 이 책에서 "유연함" 이란 어떤 경험에서라도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될만한 배움을 얻고자 하는 태도를 의미 한다.
아마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모든 경험에서 배우고자 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유연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므로 제목을 "유연함의 힘" 으로 지은것 같은데 그다지 공감되진 않는다.
암튼 이런 내용은 다른 자기 개발서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내용으로 참신하거나 뭔가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책을 읽다보니 여기서 의미하는 유연함을 배우려면 이 책보다 차라리 유튜브 스터디코드 조남호 대표의 "충만" 강연을 한 번 보는 것이 나을 것 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강연도 반복 되는 말이 많아 몹시 길다. 그래도 충만이 무엇인지 느끼기엔 더 효과적 이다.)
저자의 주장은 이렇다.
1.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경험을 프레이밍 할 때 아래와 같은 관점(Mindset)을 가진다.
가. 성과 증명 마인드셋(Performance Prove Mindset)
- 성과 달성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
-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좋지 못한 성과가 나올 경우 큰 실망을 하게 된다.
나. 학습 마인드셋(Learning Mindset)
- 성과 증명 마인드셋을 가지면 생각이 굳어지고 실패에 대처가 힘들고 배움이 고통 스러워진다.
- 학습 마인드셋은 그 반대이다.
2. 학습 마인드셋을 갖도록 노력하고 모든 경험에 충만하게 임하고 실패에서도 배울 점을 찾아라.
3. 배운 것을 이용해 자신의 주변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실험을 계획 하고 실행 하라.
- 동료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관계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 공부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면 시간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 조직원들의 역량을 올리고 싶다면 개인 능력 향상을 위한 동기 부여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4. 시험을 통해 피드백을 받고(피드백 받을 때 마음의 상처 입지 말고) 더 개선 하라.
- 실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평가하고 누구에게나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받되 상처 받지 마라.
5. 지속적인 기록, 성찰을 통해 자신의 시도를 평가하고 실패조차도 자기개발의 기회로 삼고 마음챙김을 통해 평정심을 유지 하라.
6. 자신의 주장을 보조할 여러 사례들.
읽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글로 쓰고 보니 400페이지라는 많은 분량에 비해 핵심적인 내용은 적은 편이다. 사례 부분을 좀 줄이고 더 짧게 내놨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저자 의견도 있을 테고 책 가격이 자기 개발서 치고 좀 비싼 편이라 줄이기도 애매 했을 것 같다.
이 책은 능동적으로 자기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과중한 업무에 지쳐 휴식이 필요하거나 일상이 너무 바쁜 분들에게는 추천드리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있고 뭔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거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들이라면 "충만" + "경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앞 부분을 보면서 일반적인 내용에 분량만 늘여 놓은 느낌 이라 이 책을 잘못 선택 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읽어봐야 아내나 아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으므로 틈 나는대로 꾸준히 읽어 보았다.
책 중반을 넘어 가자 이 책이 가진 장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별다를것 없는 내용이지만 저자가 나름 논문, 연구결과와 같은 레퍼런스 자료들을 인용하며 객관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납득시키려 노력했고,
(성과 마인드셋의 장,단점) ->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마음가짐의 이미) -> (변화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방법) -> (피드백의 중요성과 마음가짐) -> (지속적인 개선)
이라는 자기 개발 프로세스를 보기 좋게 정리해줘서 "충만" + "경험" 과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을 다 담고 있다. 좀 길다 싶은 책의 길이도 충만한 경험의 개념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비판적인 생각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다 읽자 두 가지 희망사항을 가지게 되었다.
첫 번째는 멋진 리더가 되보고 싶어졌다.
"안전지대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은 채 오직 전문성을 얻으려고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는 사람... '나는 이 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그러다 보면 그 영역 안에서 편협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어요" - 4장 내용 중
그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내 분야에서 고급 엔지니어로서 알아주는 전문가가 되는것이 나의 목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구절처럼 '안전지대에만 있으려고 나를 스스로 가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좋은 리더가 되면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보다 이 세상의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의 조건을 볼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리더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작은 조직에서 라도 "경험"과 "충만"의 힘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 하고 싶다.
두 번째는 리더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그 동안 조직내의 여러 리더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아... 선무당이 또 사람 잡게 생겼구나. 현장 상황과 기술에 대해 경험도, 아는 것도 없는 사람이 왜 저러지?'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리더들도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우리 조직의 경우 변화와 혁신이 잘 구현되지 않았을 뿐. 학습 마인드셋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실패에서도 배울 것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우리 조직의 경직성과 외부 통제 때문에 변화와 혁신이 실패한 것일까? 정말 능력있고 좋은 리더가 있었다면 변화와 혁신에 성공 했을까? 발전하는 조직의 리더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까?
여기 까지 생각이 닿으니 사람들이 왜 비싸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MBA를 가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여러 사정 때문에 어렵겠지만 만약 기회가 된다면 나도 한번 MBA를 경험해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나 자기개발 유튜브를 즐겨 보는 분, 생각할 에너지가 남아 있는 분 이라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것 같다.
혹은 반복 되는 실패 때문에 의기소침해 있으신 분들도 학습 마인드셋을 배운다는 관점에서 휴가를 내고(가능하다면...) 마음에 여유를 만든 후 에 한번 읽어 보셔도 좋을것 같다. (힘들 땐 뭘 해도 부정적이고 짜증만 나니까.)
인생을 살고 자기 개발을 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물질 만능주의, 1등만 살아 남는 경쟁, 그저 돈버는게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이 세상은 계속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우리가 원하는 바는 하나다. 위대한 일을 해 세상에 의미 있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 1장 내용 중
어떤 사람들은 이런 문장을 보고 그저 돈 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자기 합리화라고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나는 내 방식대로 위대한 일을 해 세상에 의미 있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 자기 개발서를 읽는다.
좋았던점 : 변화가 필요한 사람에게 경험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부족한점 : 개인이 처한 상황 마다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핵심 내용에 비해 좀 길어서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평점 : 7/10(시간이 된다면 한번 쯤 '빌려서' 읽어 보시길 추천한다. 사서 보시는건 추천드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