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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주관적인 독서평

신경 끄기의 기술 - 마크 맨슨

by pazaza 2024. 2. 18.

 

2024년 초부터 이런저런 일을 많이 벌려놔서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면 염세적인 생각에 빠져들게 되고 이런 자극적인 책 제목을 보면 한번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들기 마련이다.

 

이책은 마크맨슨(1984년생)이 쓴 책으로 최근 이 사람이 우리나라에 방문해 "I traveled to the Most Depressed Country in the World"라는 영상을 유튜브에 포스팅 했다. 이 내용이 기사로도 나왔으니까 나름 유명한 사람일게다.

 

영어 원제는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 A counterintuitive Approach to Living a Good Life by Mark Manson" 으로 번역기에 돌려 보면 "F*ck을 주지 않는 미묘한 기술 : 마크맨슨의 좋은 삶에 대한 반직관적 접근"이라는 뜻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giving a f*ck" 은 우리식으로 "개나 줘버려" 와 유사한 관용구이다. 그래서 신경을 쓰지 않는 미묘한 Art가 "신경끄기의 기술"로 번역 되었다. counterintuitive는 영어 사전에 "반직관적"으로 번역되는데 한글로 표현하자면 "예상과 다른 방식의" 정도로 생각하는게 이해가 쉽겠다.

 

암튼 한글 제목이 책 내용과 이질감이 있어서 마음의 평화를 얻기 원하는 심란한 사람들이 읽기에는 좋지 않은 책이다. 서평을 봐도 책 제목을 오해한 사람들의 악평이 간간히 보인다. 더군다나 이 책이 자기개발 분류로 되어 있는데 좀 애매하다. 자기개발 보다는 가벼운 철학에 가깝지 않을까?

 

이 책의 내용을 한줄로 표현하자면..

 

젊은 시절에 방황 했지만 글쓰기 솜씨가 좋았던 저자가 불교의 일부 가르침(모든 고통은 자신이 만들어 내는것, 번뇌,  공의 의미 등)을 배우고 이를 자신의 삶에 접목하면서 변화된 자신의 일상을 책으로 풀어낸 것이다.

 

불교가 서양에도 많이 퍼지긴 했지만 대중화 되진 않았으니 서양 사람들에겐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이 신선해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유튜브만 틀면 불교 마스터 분들의 강의를 쉽게 볼 수 있으니... 비유 하자면 법륜스님 즉문즉설 유튜브의 서양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글 솜씨가 좋고 개인적으로 시니컬한 표현을 좋아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 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굳이 끝까지 다 읽을 필요는 없을것 같다. 참신한 내용은 없지만 서양 사람의 입장에서 불교를 어떻게 이해하고 삶에 적용 했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몇가지 인상깊게 본 내용을 써본다.


 

1. 단언컨대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2.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난 그가 당시에 취하지 않았으리라고 확신한다).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면 결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3. 우리는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에 지나치게 신경 쓰느라 몸부림을 치며 살아간다. 이를테면, 주유소 종업원이 건방지게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준 것에 지나치게 신경 쓴다.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것에 무지하게 신경 쓴다.

 

4. 신경 끄기는 무심함이 아니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분명히 하자. 무심함에 감탄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무심함은 자랑거리가 아니다. 무심한 사람은 나약한 겁쟁이다. 이들은 방 귀신에 인터넷 악플러다. 사실 무심한 사람은 너무 많은 일에 신경이 쓰여서 무심한 척하는 것 뿐이다.

 

5.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여기는 것은, 사실 그들에게는 그보다 중요한 걱정거리가 없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부작용일 뿐이다.

 

6.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을 찾지 않는다면, 무의미하고 하찮은 것에 신경이 쏠릴 테니까 말이다.

 

7. 반평생 넘게 품어왔던 꿈은 끝내 실현되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몸부림친 뒤에야 마침내 그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다. 나는 사실 음악가가 되길 원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난 결과를 사랑했다. 사람들이 환호하며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를 휘저으며 혼신을 다해 연주하는 내 모습을 말이다. 하지만 과정은 사랑하지 않았다.

 

8.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똥 덩어리와 치욕이 널려 있다.

 

9. 행복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나온다. 여기서 핵심은 ‘해결’이다. 문제를 피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하면 불행해진다. 해결 못 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도 역시 불행해진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문제 밖에 자리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거다.

 

10. 고통이 불가피하다면, 살아가면서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면, 우리가 던져야 하는 질문은 ‘고통을 어떻게 멈출 것인가’가 아니라 ‘나는 왜 고통받고 있는가’, 즉 ‘무엇 때문에 고통받는가’다.

 

11. 쾌락은 행복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가치와 기준을 바로 세우면, 그 결과로 쾌락이 따라올 것이다.

 

12. 물질적 성공을 과대평가하면 정직, 비폭력, 연민과 같은 다른 가치를 상대적으로 저평가하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자신을 행동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평가하게 되면, 사람이 천박해질 뿐만 아니라 천하의 몹쓸 놈이 되기 십상이다.

 

13. 일단 해내고 나면 훗날 촉촉한 눈매로 과거를 회상하며 손주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프로이트는 말했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투쟁했던 나날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14. 좋은 가치와 나쁜 가치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좋은 가치는① 현실에 바탕을 두고 ② 사회에 이로우며 ③ 직접 통제할 수 있다.나쁜 가치는① 미신적이고 ② 사회에 해로우며 ③ 직접 통제할 수 없다.

 

15. 우리 모두가 카드를 받는다. 어떤 이는 남들보다 좋은 카드를 받는다. 그러니 사람들은 자기가 받은 카드에만 신경이 팔려 망했다는 생각을 하기 십상이지만 사실 게임은 우리가 그 카드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것인가, 어떤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달려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이 결국엔 포커 게임의 승자가 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카드를 받은 사람만이 승자가 된다는 법은 없다.

 

16. 인생에서 가장 힘겹고 스트레스가 심했던 순간이 결국 인생을 결정짓고 동기를 부여하는 순간이 된다. 반대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기쁜 경험이 동시에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의욕을 떨어뜨리는 경험이 되기도 한다.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에 관한 당신의 판단을 믿지 말라.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그 경험이 당시에 고통스러웠는지 아닌지 뿐이다. 그런 건 별 가치가 없다.

 

17. 우리는 이런 안정감을 뒤흔드는 것을 마주치면, 그게 뭐든 일단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어쩌면 우리 삶을 더 낫게 만들어 줄지 모르는 것일지라도.

 

18.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자기 눈에는 화나거나 질투하거나 심란한 모습이 안 보이게 마련이다. 그걸 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내가 날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함으로써 자기 확신이라는 갑옷에 균열을 내는 것이다.

 

19. 대부분의 사람이 어느 시점이 되면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이때가 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실패를 피하고 눈앞에 있는 것이나 이미 익숙한 것만을 고수한다. 이런 태도는 우리를 제한하고 억압한다. 어떤 분야에서 진짜로 성공하려면, 실패를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겠다는 건 성공하지 않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20. 그러나 정작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자신이 선택한 고통을 견디는 법이다. 새로운 가치관을 선택한다는 건 새로운 고통을 자신의 삶에 들여오는 것이다. 그 고통을 즐기고 음미하라. 두 팔을 활짝 벌려 환영하라. 그리고 고통스러워도 당신이 선택한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라.

 


읽을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막상 노트한 부분을 추려놓고 보니 많은 인상을 받은 모양이다.

 

1984년 생의 작가가 2017년에 책을 냈으니 30대 초반에 글을 작성한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살고 뭔가 깨닿게 되지만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경험치에는 한계가 있고  저자의 젊은 나이와 제한된 경험에서 나오는 부족한 배려가 책에서 간간히 보인다.

 

하지만 젊은 시절 방황 이후 불교 교리를 알게 되고 그것을 삶에 접목함으로서 깨닿게된 여러 생각들을 재미있게 책에 풀어 놓고 있어 삶에 자극이 필요하다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것 같다.

 

이런류의 책(정답이 없는 삶을 주제로 자신의 삶과 깨달음이 정답인양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주재넘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수천년간 전해온 불교 교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작가 특유의 시니컬함이 반발심을 억제해준다.(독자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을것 같다.)

 

왠지 비슷한 내용이 반복될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지만 마크핸슨의 다른 서적인 희망 버리기 기술(2019년), Will(2021년) 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읽어 봐야겠다.

 

좋았던점 : 특유의 시니컬함이 유쾌하게 느껴졌다. 삶에 에너지를 주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부족한점 : 서양인들에게는 신선할 수 있지만 동양인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불교 기초 교리를 이야기 하고 있다.

평점 : 8/10(시간날때 가볍게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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