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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주관적인 독서평

김제동의 내 말이 그 말이에요

by pazaza 2024. 5. 1.

 

나의 직업 특성상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기회가 많다 보니 어떻게 하면 말을 재미있고 조리있게 잘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한다.

 

물론 나는 대중 강연가가 아니고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냥 전문 지식 또는 듣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정보만 전달하고 내 시간을 마쳐도 별 문제는 없다.

 

하지만 강의라는 것은 나 혼자 이야기 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수강생들과의 교감, 대화, 피드백, 이런것들이 어우러져야 강의가 완성된고 나 또한 내 일에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다.

 

특히 강제성이 없는 강의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자 하는 의지가 약한편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강의를 준비 했다 하더라도 의지 없는 수강생들이 딴 생각을 하거나 졸고 있다면... 앞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나도 힘이 빠진다.

 

그래서 나는 나 나름대로의 강의 철학으로 재미있는 강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깊이가 조금 낮아지더라도 이탈자를 줄이고 작은 한가지라도 얻어갈 수 있도록.

 

재미있는 강의가 가능한 강연자는 많지 않다. 현재까지 내가 봐온 사람중에 최고는 김제동, 김창욱 두 분이다. 무겁지 않으면서 진중한 주제를 논할 수 있고 자신을 낮춤으로서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 특히 꾸며내지 않은 느낌은 잘 알려진 다른 명강사들과 차별점이다.

 

그래서 내 강의 시간에 수강생들이 지루해 할 때면 종종 김제동, 김창욱님의 유튜브 강연을 이용해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한다. 나도 이 분들과 같은 재치를 가졌으면 바랄때가 많다.

 

이런 와중에 마침 아내가 김제동님의 신간을 구매하고 북 콘서트도 신청하다보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의 구성은 김제동님이 강연을 통해 경험한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에세이 형식으로 모아놓은 것이다. 평상시 김제동님의 유튜브 강연을 종종 틀어 주면서 부채 의식을 갖고 있었기에 책이라도 한권 사서 다행 이다.. 라는 생각을 하였다.

 

교육하면서 김제동님의 강연을 워낙에 자주 봤기 때문에 책 안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을 찾을 수는 없었다. 마음이 힘들고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 안에 담긴 여러가지 위로의 말들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왠지 모를 씁슬함이 느껴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밝고 에너지 넘치고 사람들 돕는데 앞장서는 사람이지만 마음에서 겪고 있는 외로움, 허전함, 공허함이 느껴지는것 같다. 그와 직접 이야기 해본적은 없지만 유튜브로 자주 만나서 그런지 아는 형같은 느낌이다.

 

과거 무한도전의 애청자로서 김제동님의 활약과 이후 정치적 방향성 때문에 겪었던 여러 시련. 지금도 계속되는 언론과 정치권의 공격, 좀 일찍 가정을 꾸렸으면 좋았을것 같지만 그의 청년 시절의 경험이 평범한 삶을 어렵게 만들었을 것 같다. 정치적 견해로 인해 다투거나 차별하는 시대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중요한 일이 많은데...

 

본인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신경쓰고 있다는 것.(모든 인간은 다 그렇다) 그것이 그를 괴롭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좋은 생각을 하고 스스로를 위해 이런 책을 썼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 책은 그를 살리고 또 그와 같은 사람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졌던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라도 몇 권 더 사서 지인들과 나눠봐야겠다.

 

아무런 조건 없는 기부, 봉사, 헌신, 사회에 대한 기여는 무조건적으로 존경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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