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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의 감상

후회 하겠지만 오늘은 술을 먹자

by pazaza 2023. 2. 25.

풀릴듯 말듯 애매한 업무가 머릿속을 뒤집고 다니는 시간.

 

무심히 시계를 보다 금요일 오후임을 자각 하는 순간 내일이 휴일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비가 오락가락 하는 쌀쌀한 날씨 임에도 시원한 술 한잔이 생각난다.

 

하지만 많은 평범한 아저씨들이 그렇듯 치솟는 물가에 비해 늘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 급여, 점점 돈 들어갈 곳이 많아 지는 아이들, 점점 쇠약해지는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지금 나는 술 먹을 때가 아니다.

 

오늘 술먹는 다고 당장 굶어 죽지는 않겠지만 나도 남들 처럼 잘 살아 보겠다고 계획한 여러가지 일정이 눈 앞에 아른 거린다. 승진 가점을 얻기 위한 영어공부, 재테크 공부, 자격증 공부.

 

왜 어렸을 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지금 고생할까?

왜 돈 벌기 시작했을 때 부터 재테크를 시작하지 않아서 돈 때문에 고민할까?

왜 머리가 잘돌아가는 젊은 시절에 미리 자격증을 따놓지 않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후회를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어쩌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잘해야지.

그래서 술을 줄이고 더 나이들기 전에 열심히 노력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열심히 살아보기로 마음은 먹었다.

 

하지만 얼마전에 먹었던 마음은 이미 다 소화가 되서 내 몸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내가 먹은 마음과 내가 먹은 밥이 소화되는데 필요한 시간은 비슷한가 보다.

 

그래도 마음속에 변비는 없는것 같으니 다행이구나.

그래! 내일 새로운 마음을 먹고, 오늘은 술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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