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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주관적인 독서평

아몬드 손원평 장편소설

by pazaza 2020. 11. 1.

BTS가 추천하였다고 하고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말에 읽어본 책입니다.

소설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데 오랜만에 보는 소설은 어떤 재미를 줄까 기대하며 빠르게 읽었습니다.

 

알렉시타미아(감정불감증)을 타고난 주인공이 가족을 잃는 아픔, 불량한 친구를 만나게 되는 경험, 약간의 연애 감정을 통해 감정불감증을 극복한다는 내용입니다.

 

재미있게 보신분들이 많은데 불행히도 저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첫 번째는 "감정불감증"에 대한 작가의 상상에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책 속에서 보이는 주인공의 행동과 생각은 흔히 이야기하는 psychopass와 동일해 보이는데 굳이 "감정불감증"이라는 설정을 만든 건 psycho pass가 주는 어감상의 부정적 느낌을 억지로 지우기 위한 것이 아닌가 보입니다.

 

다시 말해 작중의 주인공은 불쌍하고 일방적인 아픔을 겪으며 성장해가며 최종적으로는 감정불감증을 해소해 가야 하는데 psychopass라고 하면 피해자의 느낌보다는 가해자의 느낌이 될 수도 있기에 그런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는 설정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소설이 작가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 지기에 어느 정도의 작위적 설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최소한의 가능성에는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저는 그렇지 못하네요.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주변 인물들의 행동이 지나치게 평범하지 못합니다. SF소설이나 범죄소설 같은 특정한 환경을 가정한 소설이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 존재할 수도 있는 특별한 사람에 대한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나와 같은 세상 속에 사는 사람이라는데 공감이 안되었습니다.

 

또한 잔인하고 격한 상황을 책 초반부와 후반부에 표현하는데 그 느낌 또한 작위적입니다. 평범하게 표현하면 바보같은 독자가 제대로 느끼지 못할 것 같아서 현란한 온갖 문구와 특수효과를 버무린 느낌? 마치 여자아이가 어른 흉내를 내고 싶어서 화장을 잔뜩 한 느낌?

 

또 책 전반적으로 주인공의 고뇌와 성장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부가 표현들이 등장하는데 그 의도는 알겠지만 저에겐 지나친 미사어구로 보였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책일것 같습니다.

 

특히 작가가 설정한 주인공의 상황과 주변 인물들의 행동에 공감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책에 대한 평가가 갈릴것 같습니다.

 

스토리를 중요시하고 미사어구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재미없을 것이고 감정표현과 공감능력이 높아 작가의 의중을 잘 파악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 높은 판매량이 의미하듯 감명 깊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홍보문구 한줄이 저를 찌르네요.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등장.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깨우치게 할 강력한 소설."

 

당분간 이런 소설은 못볼것 같습니다.

 

난 공감 능력이 없는 것인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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